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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형석 2005. 7. 4. 22:59
대통령은 인터폰을 누르고 명령했다.
"술 한 병을 가져오게."
잠시후 술과 과일이 들어오자, 대통령을 양부장 잔에 위스키를 따라주고
자신의 잔에도 따르고는 잔을 살짝 부딪치고 입으로 가져간다.
"각하 워더맨이 지금 나이가 삼십대 초반인데 다음 정권까지 결혼을 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크겠지요?"
"바로 그거요.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만이 화성그룹을 쪼갤수가 있는 것이 오. 그렇지 않으면 정부의 힘으로만 가지고는 수십년을 버텨온 거대한 뿌리를 뽑기란 어렵소. 막대한 희생을 치러야 한다는 말이오."

"아마도 장 명예회장은 분명히 독점을 하기위해 가지고 있는 수를 다 동원 할 것입니다.
해외 건설시장에서 공사를 수주해서 완공을 하여도 이익이 남을까 말까 하는데
이처럼 거대한 시장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그대로 놔둘 리가 없을 겁니다.
자신의 자식들은 계열사 회장과 사장자리를 하나씩 주어도 워더맨에게는 분명
일전 한 푼도 주지않으리라 여겨집니다. 왜냐하면 주었다가는 괜히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 것이 뻔할테니 말입니다.
워더맨이 소송을 취하고 그 사실이 매스컴에게 알려지면 더 이상 감당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워더맨이 그 기나긴 고통의 세월을 참고 견뎌내야 한다는 것이오. 그리고
만약에 워더맨이 어떤일이 생긴다고 가정을 하고 대비를 하여야 할 것이오."
"각하께서는 워더맨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서 삶을 포기라도 한다는 말입니까?"
"그럴 가능성를 배제하지 말고 항상 주의 하도록 하시오."
"알겠습니다.각하."
안기부장은 말하고는 위스키 잔을 입에 가져가 단숨에 마셔버린다.
대통령도 술잔을 입으로 가져가 마셨다.
두 사람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한 병을 어느새 다 비우고 있었다.
"버러지 같은 인간같으니라구!"
대통령은 취기가 감도는 얼굴에 목소리에 힘을 주어 내밷었다.
"자기 자식이 귀엽고 사랑스럽다면 남의 자식도 귀하고 사랑스러운줄 알아야지."
언성을 높이고 테이블을 탁! 내려치면서 말하고는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안기부장은 대통령을 부축했다.

"양부장 무슨일이 있더라도 워더맨에게 불상사가 있어서는 안되네, 알겠는가?"
"예, 각하 명심하겠습니다."
대통령을 부축하면서 양부장은 하늘을 바라본다.
하늘에는 별들이 공해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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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희는 태호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어쩔줄 모르고 있다가 언니한테 말했다.
"언니, 우리 부회장님이 갑자기 내 손을 잡고 놓아주질 않는 것 있지."
"뭐? 아니, 부회장이 왜 네손을 잡는단 말이야?"
언니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물었다.
"모르겠어. 나보고 옆에 앉으라해서 앉았는데 슬며시 내 손을 잡고는 자기는 불행하다고 하고 하면서 내 손을 꼭 잡는 거 있지."
"어머머, 그게 무슨 말이냐?"
언니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자기는 집에 가도 피곤하고 나하고 같이 있는게 행복하다는
거야. 그리고 이해하여 줄수가 있겠니? 하고 묻지 않겠어?"
"그래서?"
언니는 기다리지 못하고 되물었다.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있을 수밖에..."
"손을 잡힌채?"
"응, 너무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
"물어보지 그랬어?"
언니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다급하게 물었다.
"갑자기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그냥 고개를 숙이고 있었어."
"기집애두."
언니는 아쉽다는 듯이 말끝을 흐렸다.
"그런데 왜 부회장이 그랬을까?"
"언니, 부회장이 자기는 불행하고 외롭다는 거야. 집에 무슨일이 있는걸까?"
"글세, 혹시 혼자 사는 것이 아닐까?"
"혼자살기는? 결혼한지가 언제인데..."
"그럼 왜 네 손을 잡고 접근을 하는 거니?"
"언니, 그 사이에 별거라도 하고있는 것이 아닐까?"
"별거?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는데."
"그럼 어떻하지?"
설희는 걱정이 된다는 듯이 물었다.

"그 양반이 또 너를 옆에 앉게하고 손을 잡을까? 그 때에는 술에 취하지는
않았니?"
"아니, 점심 때 쯤 되었을꺼야."
"그것 참 감을 잡을 수가 없네."
언니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말한다.
"설희야, 부회장님이 너에게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왜
손목을 잡고 자기는 불행하고 외롭다고 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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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희는 잠시 생각해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가 말했다.
"그럼 어떻하지?"
"뭐 결혼에 실패를 했다면야 굳이 외면할 필요는 없겠지. 재혼하는 사람이 어디
한 둘이니? 너만 괜찮다고 하면 나쁠 것은 없잖겠어?"
언니는 설희를 쳐다보면서 의향을 묻는다.
"결혼을?"
설희는 언니의 갑작스런 물음에 대답을 못하고 언니를 마주보았다.

"설희야 아빠도 알면 그리 반대하시지는 않을 줄로 안다. 부회장님이 나이가 많다면 몰라도 아직 나이가 삼십대 초반이고 우리나라 최고의 그룹의 조카님겠다, 거기다가 30대 그룹의 부회장이면, 누구나 시집을 못가서 안달인데 그런 사람이 결혼 상담소에 가면 아니 가지 않아도 전화 한통이면 결혼 할 여자가 아마도 100 미터까지
줄을 서려고 서로 다투려고 할거야. 부회장님이 어떻게 생겼니?"
"어떻게 생기긴 그냥 눈이 부리부리하고 머리는 스포츠 형으로 위로 올려 이마를
훤이 보이게 하고 피부는 좀 깨끗하지 못해. 체격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야."
"피부는 왜?"

"사춘기 시절에 여드름이 많이 났었나봐?"
"난 또 뭐라고."
언니는 안심이 된다는 듯이 말하고는 물었다.
"너 부회장님 싫으니?"
"싫고 좋고가 어디있어? 부회장님이니 깍듯이 모실 뿐이지."
"설희야, 부회장님하고 가까이 지내라. 그리고 부회장님이 너가 좋다고 말하면
너도 좋다고 말해, 알았지?"
"언니는?"
설희는 언니의 말에 눈을 흘기면서 말했다.
"설희야, 여자는 시집을 잘가야 평생 행복하게 살수가 있는거야.
언니봐라. 형부가 쥐꼬리 만한 월급에 애들 가르치고 생활하기에 허덕이고
있잖니? 형부도 쉬고 싶어도 맘대로 쉬지도 못하는 것이 돈이 없기 때문이야.
알았지?"

언니는 다짐을 하듯 목소리에 힘을 주고 말한다.
"언니는? 어떻게 돈으로 인생의 의미를 따져? 돈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하나의
필요한 생활수단일 뿐이지 인생의 모든 것은 아니잖아."
"얘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네. 너 대학 보내느냐고 아빠가 얼마난 빛을 지고
있는지 알기나 아니? 설악산 마등령에서 사진 찍으냐고 일주일씩 거센 바람을
맞고 하면서 카렌다 제작회사에 팔어봐야 너 학비대기도 허리가 휠 만큼 일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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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낱품팔이로 허리가 아프도록 밭에서 일하고 하면서 고생하는 것이 다
무엇 때문인데 너는 그런 철이 없는 말을 하니?"
언니는 말을 하고는 슬픈지 고개를 숙이고 흐느꼈다.
설희는 가슴에 찡! 하고 울리는 것을 어쩔수가 없었다.
"언니, 미안해. 내가 철없는 말을 해서..."
흐느끼던 언니는 얼굴을 들고는 설희를 바라보았다.
"그래, 엄마 아빠가 얼마나 고생을 하셨니? 그리고 아직도 아버지가 말을 안해서
그러지 우리 대학을 보내는냐고 빛 독촉을 받고 있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엄마
아빠가 쉬쉬 하지만 나는 엄마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다.

"엄마는 왜 나한테는 비밀로 하지?"
"그건 아마 너한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걸거야. 너가 부회장님하고 결혼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난 행복하겠니? 그리고 엄마 아빠도 더 이상 빛에 시달리지
않아도 될것이고 고생을 그만 시켜드려야 않겠니?"
"알았어, 언니."
설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설희야 부회장님을 뭘 좋아하니?"
"음식 말이야?"
"아니, 취미 같은 것 말이야."
"글세, 요즘 선구자 같은 가곡을 들려달라고 하기도 하고, 맥주를 사오라기도 하고
낮에 말이야. 그전 같지는 않은 것 같애."
"낮에 맥주를 마신다 말이야?"
"응, 회장실에서..."

"어머, 정말 괴로운 일이 있는가 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것도 밖에서가 아닌
회장실에서 술을 마시다니..."
"정말 가정적으로 외로우신가봐."
"너 아침에 사무실에 앉아 무엇하니?"
"뭐 결재를 맡으러 오는 사장님들 없으면 타임지와 라디오를 조그맣게 켜놓고
있고 신문을 읽기도 하면서 회장님 지시를 기다리고 있어."
"음, 그러면 이제는 타임지를 펼쳐놓지 말고 시와 수필등을 읽도록 해봐.
어쩌면 부회장님이 시와 수필 그리고 가곡등을 듣고 싶어하는지 모르잖아."
"알았어, 언니."
설희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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