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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형석 2005. 7. 4. 22:24
"어머,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요."
진경은 탄성을 발했다.
"남산 타워에서 본 노을도 파리 못지않군요."
현철은 진경의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커다란 입을 열면서 말했다.
"에펠탑에서 해가 지는 것을 보셨어요?"
"네, 정말 아름답지요. 선진국이라 도시계획도 잘되어 있고 서울처럼 이렇게
좁지가 않아서 하나의 유화를 보는 것 같았어요."
"아, 파리 가보고 싶어요."
진경은 자신도 모르게 무심코 말했다.
"얼마든지 기회가 많은데요."
현철은 말하면서 진경의 어깨에 얹은 손을 살며시 자신의 몸 쪽으로 당기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프랑스를 다녀오니 어떠신가요?"
"3면은 산지로 둘러쌓여 있어 6각형 모양입니다. 동쪽은 이탈리아와 독일 북동쪽은
벨기에와 접하고 북서쪽은 영국해협 서쪽은 대서양 남쪽은 지중해와 에스파니아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런 지리적 특성때문에 오랜 역사를 통하여 수많은 전쟁과 시련을 겪어야 했죠.
또한 많은 나라에 문화를 전파해 19세기 유럽문화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었지요."

진경은 우락부락한 현철의 모습에서 이렇게 상세하게 프랑스에 대하여 설명을 듣자
마치 교수로부터 세계사 강의를 듣는 것 같아 존경심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남산타워에서 내려다 본 서울은 거리마다 서서히 네온사인이 하나씩 켜지기 시작했으며 도로에는 네온사인으로 인해 어둠이 깔려있는 것 같았다.
여의도 63빌딩이 바로 앞에 있고 어두스름함 속에서 한강 하류로 흘러가는 강물은 다리 위로 오가는 수많은 퇴근 차들이 비치는 불빛으로 강물 위를 밝히고 있었다.
"세느강은 어땠어요?"
"작지요. 폭도 좁고 아마 어느 나라일지라도 한강만큼 폭이 넓은 강은 세계에서 그리 많지가 않고, 세느강은 좁지만 깨끗했어요."
현철은 대답하고 진경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식사를 할까요?"
"뭘 좋아하세요?"
진경이 물었다.
"다 잘먹습니다. 진경씨."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하시겠어요?"
진경이 현철에게 물었다.
"제가 사도 되지요."
"그러겠어요?"
두 사람은 점점 어두어지는 도심의 야경을 보면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프랑스는 물론이고 유럽사람들은 아침식사를 아주 푸짐하게 먹는 편이예요."
"어떻든가요? 프랑스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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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 달걀,마멀레이드를 바른 토스트하며 과일등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로 아침을 풍성하게 시작하죠. 고소한 크루아상이나 프랑스의 빵이라 불리는 바게트는 주로 프랑스인들이 아침에 즐겨먹는 빵이며, 낙농업이 발달한 유럽에서는 저지
방 치즈와 우유에 통밀로 만든 담백한 씨리얼을 곁들여 먹는 것도 인기있는 아침
식사랍니다. 그래서 손님이 오시면 이러한 메뉴로 대접을 하지요."
현철은 집에서 구구단 외우듯이 달달 외운 것을 막히지 않고 말했다.
"그렇군요."
식사를 마치자 종업원이 그릇을 가져갔다. 이어서 커피가 나오자 두사람은 말없이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잠시 실례 하겠습니다."
현철이 말하자 진경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다녀 오세요."
"눈이 가려워서요. 가끔 눈이 가려워 물로 닦으면 괜찮습니다."
현철은 말하고 여직원에게 다가가 안내를 요청했다.

"저는 현철씨가 화장실을 자주 가시는 줄 알았습니다."
진경은 미소를 띠우면서 말했다.
현철은 화장실에 들어와서는 주머니에서 메모한 것을 꺼내서 다시 읽었다.
그리고 소변기에다 볼 일을 보고 몸을 떨고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생각했다.
ㅡ 그녀가 눈치를 챈 것은 아닐까? ㅡ
머리를 빗으로 넘기고는 자신의 몸을 아래 위를 보고 서둘러 화장실을 나갔다.
진경은 빙글빙글 돌아가는 타워 창가에서 서울의 야경을 보고 있었다.
현철이 자리에 돌아오자 진경은 묻었다.
"파리 에펠탑에서 바라본 파리 시내 야경은 어땠어요?"
"어두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는 탑에는 예술적인 미가 넘쳐났죠.
탑 꼭대기까지 불은 밝히면 점말 아름답습니다.
에펠은 어떻게 확신을 가지고 그런 걸작품을 만들었는지 생각만해도 대단해요."
"우리나라도 서울의 야경이 파리처럼 아름다운 거리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에게는 아직 그런 기술이 없지요. 베르사유궁전을 보세요. 얼마나 화려함의
극치에 도달했는가를."

"그렇게 화려해요?"
진경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그럼요.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외국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이죠. 바로크 양식의
대궁전. 태양왕으로 불렸던 루이 14세가 사냥터인 이곳을 화려한 궁전으로
만들었지요. 3만명 일꾼을 동원하여 축조한 이 궁전은 당시 강력했던 왕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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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스런 사치를 잘 보여주고 있지요."
"그렇군요. 중국의 진시황제처럼 자신의 무덤과 만리장성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권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했겠죠."
진경은 동감을 나타냈다.
"베르사이유에서 가장 유명한 '거울의 방' 은 17개의 큰 거울이 각 벽을 마주보고
걸려 있으며 그 거울들은 다시 578개의 작은 거울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어머, 그 거울들을 왜 그렇게 많이 갖다 놓았을까요? 정말 신기하겠어요.
저도 그림으로만 봤는데 실감이 나질 않았어요."
"네, 나도 그렇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은 어땠어요?"
"입장을 하려니까 글쎄 지도를 한 장 사야된다나요. 왜그러냐고 물으니 내부가
너무 복잡해서 본 것을 또 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인데 그래서 지도를 들고 관람 했어요."
"그렇다는군요. 교수님이 그러시는데 파리에 사는 사람들도 어지러워 지도를
가지고 들어간데요."

"외국 관광객이 그림 앞에 얼마나 많이 모여서 감상하는지 저는 그림을 감상할 줄을 몰라서 감탄을 할 수가 없었어요. 루브르 박물관은 원래는 요새였고 나중에는 궁전으로 쓰다가 박물관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보수공사를 장장 20년이나 걸려서 했다나요. 제가 갔을 때는 거의 마무리를 하고 있었는데 1997년에 개장을 한다고 하던데 그러면 아마 세계 최대 박물관인 영국의 대영박물관을 제치고 가장크고 뛰어난 박물관이 될 것입니다."
"네, 그렇겠군요."

"프랑스를 방문 할 때 외국의 귀빈이 오는지 파리시내에 국기가 게양되어 있었어요. 저는 외국을 가면 그 나라 국기를 유심히 살펴보는 습관이 있는데 프랑스 국기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좀 특이 한 것 같아요."
"정말 그래요."
진경도 밝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흔히 삼색기라고 해요. 세로로 색을 입힌 파랑, 하양, 빨강은 각각 자유, 평등,박애를 상징하지요."
진경은 알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 시민에게 나눠준 모자 색깔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정말
프랑스 국민은 낭만적인 것 같아요. 여름휴가를 가기 위해 일년을 저축한대요. 여름휴가가 보통 한달에서 두달이나 된다고 하니 낭만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아요. 어쩌면 세계의 패션을 이끌어갈 수 있는 것도 그런 영향이 있는 것 아니겠어요?"
현철은 자랑스럽게 말하고 진경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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