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상주해수욕장이 안개비 속에 내려다 보인다.
토요일과 일요일 전국에 비가 내렸다.
남쪽에는 많은 양이 비가 밤새도록 차 지붕을 두드렸다.
이틀동안 대자연에 모든 생물들이 숙연하게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이 보기에 너무 좋았다.
남해와 섬진강을 빗속을 뚫고 강줄기따라 상류로 와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비는 쉬지않고 계속내렸다.
논개고장 장수군에서 사온 삼겹살을 꺼내 휴계소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식사와 술을 마시고
무료숙박?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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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으로 퍼붓는 빗속을 밝히며 고속으로 달리는 화물차소리는 요란했다.
떨어지는 아니 퍼붓는 듯한 빗소리와 고속도로 휴계소에 비추는 장대비는 인간의
미약함을 다시 느끼게한다.
인간이 기계문명으로 지구를 달리지만, 대자연에 항거해서 결코 이겨본 적이 없다.
타이어와 도로를 적신 빗길을 고속으로 달리는 마찰로 차가 지날 때마다 요란한
굉음과 어우러져 차지붕을 요란하게 때리는 빗소리는...
어둠속으로 나를 짓누르는 적막을 깨뜨리고,
스멀스멀 잠못이루게 스며드는 고독을 떨쳐주었다.
장대비는 곧 나의 친구였다. 쑤시듯한 고독을 쫓아버렸으니까...!
앞유리 창에 와서 부딪치고 와이퍼에 의해 옆으로 흩어지며 펼쳐지는 그림을 본다.
쉬지않고 줄기차게 떨어지는 빗소리에 의자를 뒤로 젖히고 상체를 젖혀
대자연이 내게 주는 천상의 음악을 듣는 시간도 추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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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팝송과 가요, 클래식 음악이 싫어질 때가 있는데...
그럴때는 차에 누워 떨어지는 빗줄기를 앞 유리를 보며 일정하지 않게 떨어지는
차 천장 위를 두드리는 소리를 듣으면 의외로 마음이 차분해진다.
토요일 밤 빗소리에 비몽사몽하면서 아침 상주해수욕장을 내려다 보았다.
남해대교를 건너 상주해수욕장으로 가는 도중 창선교로 가는 길이 있다.
그 아래 자갈로 깔려있는 해수욕장이 조용하다.
비가 주륵주륵 내리는 해수욕장은 정적 만이 가득하다.
연인일까. 형제섬일까.
평화
비가 몹시 내리는 날이면 배들은 휴식을 취한다.
생포된 먹이
비바람이 새를 흔들어댄다. 먹고사는 것은 새도,동물도,
인간도 숙명을 안고 있는 것은 똑같이 부여받았다.
일하지 않으면 먹이가 우연히 생기지 않는 다는 것을 새도 알다.
어미가 가르치지 않아도 대자연 속에 순응해 살아가려면 적응하는 법을 배웠다.
필자는... 남해 몽돌해수욕장에서 멈추지않고, 바다 수면 위를 쉬지않고 쏟아지는 비가 작은
파문을 일으키며 퍼지는 광경을 보면서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카메라를 부지런히 꺼내면서 녀석이 휙~ 날아가면 어쩌나... 했다.
녀석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해변으로 날아갔다가 멀리 떨어진 쪽에 앉기도
했고, 몇초도 머물지 않고 또 날아갔다.
빗속을...
사진을 담을 수 있을까. 녀석이 머무는 시간은 대략 3~4초인데, 내가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고 케이스에서 꺼내고 파인더에 넣는 시간은 어림잡아도 10초
이상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진작가는 집을 나서면 카메라를 항상 곁에 두거나 목에 걸친다.
언젠가, 영등포 OB맥주 공장 위로 떨어지는 전투기를 찍은 특종 사진작가는,
우연히 길을 걸어가다가 갑자기 전투기가 급하강하는 것을 보고 순간 !
셔터를 눌렀다. 전투기가 공장을 향하여 폭발할 때까지 순간들이 촬영되었다.
고공에서 점점... 떨어지는 순간들이 1/2000초 셔터 속도로 하강 장면들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은, 잠자는 시간 외에는, 결코 카메라를 가슴에서 떨어지는 일이 없는
힘겨운 노력의 산물이었다.
멈추지 않고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인적이 없는 해변을 보았다.
목에 두른 벨트를 통해 카메라 무게가 자유로운 행동에 장애물이 되었다.
에이~ 비오는 날에 뭐가 있을까?
하고 ...배낭 속에 넣었다가 부랴부랴 꺼냈던 것이다.
쓸만한 사진이 될지 안될지는 나중에 현상해보면,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새는 먹이를 물고 가버렸다. 잠시 비는 가랑비로 바뀌었다.
남해의 상징 상주해수욕장 전경
소나무는 20년 전에 있던 소나무 그대로였고, 더욱 굵어졌다.
지나온 세월은 껍질을 거북이 등처럼 무늬를 만들었다.
지난 여름에는 조용한 해수욕장이 아닌 상주는 해운대 보다도 더 시끄러웠다.
어디 지난 한 여름만 그랬을까. 매년 여름이면 백사장이 가라앉을 만큼 요란했다.
오락게임과 고성가요, 아우성치는 소리와 음식태우는 매연까지...
인간시장이었다. 선진국을 향하는 나라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무엇인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심사숙고해야...
시끄러운 게임과 노래,매연,마이크에서 외치는 소리 등은 해수욕장에서 멀리 떨어뜨려 소나무
숲에 들리지 않도록 해야 휴가지가 되지 않겠는가.
조상이 후손을 위해 심어놓은 <금강소나무> 향기를 마시고, 부드러운 하얀 백사장에 누워
밤하늘 북두칠성을 볼 수 있고, 새소리와 밀려오는 파도소리와 신선한
공기 속에, 부드러운 백사장에서 가족과 또는 연인들이 모여 속삭이며 휴식과 추억을 만들어
간직할 수 있도록 지자체장들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누구나 재미있게 게임을 누릴 자유가 있다면... 또한 많은 사람들이 젊었을 때의
추억을 회상하기 위해 다시 찾은 상주해수욕장과 그 동안 세월이 흘러 더욱 붉고
굵어진 소나무 숲 아래에서...
지나온 아쉬웠던 세월을 그리워면서 자연 속에 묻혀 조용하게 휴양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을 실행해야 할 것이다.
남해의 대표적인 명소 상주해수욕장은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쉬고 추억을 담가갈 수 있는
휴가지가 될 수 있도록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