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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154
방형석
2005. 7. 4. 23:05
안녕하세요?"
설희는 어제일을 생각이라도 한 듯이 얼굴을 붉어져서 고개를 숙이고 인사하였다
"응."
태호는 평소와 같이 대답하고는 설희의 표정을 한번 일별하고 열려있는 부회장실로 들어갔다.
설희는 늘 하던대로 따라 들어가 태호의 상의를 받아 들고 옷걸이에 걸었다.
그리고는 차를 준비하기 위해 뒤돌아 갔다.
태호는 설희의 뒷모습을 오늘도 보았다. 그리고 만족한 웃음을 흘리는 것을 설희는 알지 못했다.
자신이 계획한대로 되어갈 때 웃는 모습은 같았다.
쇼파에 앉아 태호는 기지게를 켜고는 몸을 쇼파에 푹 파묻고는 눈을 감고 어제의 일을 생각했다. 봉숭아 향기와도, 백합과도 아니 난에서 풍겨나오는 상큼한 입맞춤
의 여운을 하루가 지난 지금에도 생생하게 느낄 수가 있다는 것은 처음 이었고
자신이 그 향기를 오래토록 아니 평생 소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부풀고 흥분되었다.
어제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내내 오늘 아침이 걱정이 되었지만, 만약 설희가 출근을 하지 않으면 어떻하나 걱정되었지만 역시 사람은 남자나 여자나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 가장 빠른 동물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이제 법정에서 증언을 할 사람이 없는 것이고 강대통령이 아무리 힘을 실어 국민들을 선동한다고 하여도 오준호라는 사람이 그 기획서류를 작성했단는 증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기에 태호는 안심이 되었다.
화성그룹에 가서 이 사실을 알리고 형들에게 칭찬을 받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제는 우리가 하고 싶은 분야에 얼마던지 투자할 수가 있고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려달라고 정부 고위관리들을 쫒아다니며 허리를 굽힐 필요가 없을 것이고 오히려 그들이 우리에게 아부를 하게 될 것을 생각하니 통쾌함을 태호는 느꼈다.
앞으로 5년이면 수십조에 달하는 은행빚을 싹! 갚을 수가 있을 것이며 오히려 은행을 인수하거나 국내 기업에게 돈을 빌려줄 수가 있다고 생각하니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복도에서 구두소리가 들리더니 총무부장이 우편물을 가지고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부장님."
설희는 총무부장에게 인사를 하였다.
"응, 미스 박 요즘 더 이뻐지는 것 같아."
총무부장은 말하면서 등기소포를 설희에게 건네주면서 웃으며 말했다.
"회장님 클럽에서 우편물이 왔어. 회장님 출근 하셨어?"
"네, 지금 안에 계세요."
"출근하셨구나. 회장님께서 클럽에 가입 하셨었나? 무슨 클럽이지? 처음 보는데..."
"클럽이요?"
152
설희도 뜻밖이라는 듯이 반문하였다.
"응, 수고해. 미스 박."
"네, 부장님."
총무부장이 돌아가자, 설희는 편지를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생각했다.
"처음 보는데...회장님이 언제 클럽에 가입하셨을까."
설희는 편지를 보고나서 가지고 부회장실로 들어갔다.
태호는 조간 신문을 보고 있었다.
"부회장님, 클럽에서 편지가 왔는데요?"
"클럽에서?"
태호는 의외라는 듯이 말하고 편지를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CLUB TAKE FIVE 라는 영문이 씌여있는 것을 보고 나서 말했다.
"어! 이제야 왔군."
시치미를 떼면서 태호는 말했다.
설희로부터 편지를 받아들고 신문을 접어두고 편지 윗부분을 찢었다.
설희는 자리로 돌아가고 조금 있다가 인터폰이 울리고 태호의 음성이 흘러나온다.
"영어사전 있니?."
"영어사전이요?"
"응."
"제가 보는 것 밖에는 없는데요. 사올까요?"
"아니, 그냥 가져와."
"알았습니다."
설희는 자신의 영어사전을 가져고 부회장실로 들어갔다.
태호는 영문으로 씌여진 편지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었다.
사전을 받아든 태호의 표정은 진지해서 설희는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설희는 수필집을 펴고 읽던 것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한참 후에 인터폰이 울리고는 태호의 음성이 흘러 나왔다.
"외출 해야겠다."
엊그제까지는 명령을 내렸는데 설희에게 사랑의 표시를 나누고 난 후 부터는 명령이 아닌 의견을 구하는 듯한 말투로 바꾸었다.
"알았습니다."
잠시 후 태호는 부회장실을 나서며 설희에게 말했다.
"오늘 늦으니 일찍 퇴근해."
문을 나서면서 말하고는 엘리베이터로 서둘러 다가간다. 설희는 인사를 하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설희는 수필집을 읽다가 라디오를 켜고 커피를 마시기 위해 일어나 원두커피를 따랐다.
152
실내에는 커피향이 음악과 함께 가득히 퍼졌다.
커피를 마시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설희는 시집을 읽었다.
국가 안전 기획부의 박 기준 실장은 육사 졸업후 1군 사령관 부관으로 있다가
사령관이 국방부로 옮겨가면서 박실장은 곧바로 안기부의 과장으로 근무하게
되었고 실장으로 있기까지 근 10여년이 넘게 안기부에서만 근무를 하였는데 최근
낙하산 인사로 인해 차장으로 승진이 좌절되자 병가를 신청하여 지리산 기슭에
있는 실상사로 내려와 있었다.
그는 매년 휴가를 얻어 이곳에 내려와서 무더위를 식히고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나라를 위하는 일인가를 집사람에게 이해를 시키기 위해서도 그랬고,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키기 위해 해마다 내려와서 머물기도 그리고 자신이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도 내려와서 스님과 대화를 통하여 나라를 위해 일하는 초지의 마음을 더욱 다지기 위해서도 이따금 내려와 하루 이틀을 쉬고 가곤 하였다.
지리산 백무동 기슭에 위치한 실상사는 사적 309호로 구산선문 최초사찰로서 신라 흥덕왕 3년에 흥척국사께서 현 위치에 실상산파를 개척하였고 풍수지리설에 의하여 우리나라 땅의 정기가 일본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도록 4천근의 약사여래불을 봉안하고 3층석탑을 세워 지맥을 누르게 하였다는 전설과 함께 보광전 법당에 있는 동종에는 일본열도가 새겨져 있었다.
타종시 동경을 강타하여 우리나라 국운을 융창하게 한다는 호국사찰이기에 박실장은 시간이 나면 이곳 실상사로 내려와 헤쳐나가야 할 문제의 해법을 찾을 때는 늘 이곳에 와서 머물고는 했던 것이다.
화엄사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화려하지 않고 신도와 관광객이 별로
없어서 조용하기가 그지없어 박실장은 책을 읽으면서 옛 스님들이 선견지명을 생각하며 지내고 있었다.
대웅전 앞에는 줄기가 8개나 되는 소나무가 푸르름을 자랑하며 있었고 박실장은 스님들이 공부하는 방에서 기거하고 있었다.
박실장은 점심공양을 드린 후 대웅전 앞에서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웅전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굳건히 자리잡고 앉아서 진리를 설하시는 궁전입니다. 회의와 절망, 아만과 질투, 끝없는 욕망에 모든 중생들에게 새벽이슬 감로의 가르침을 펴시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향기가 언제나 머물러 있는 따스한 공간이 있는
곳이 바로 대웅전이죠."
"부도라는 것은 뭡니까? 스님."
박실장은 평소에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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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라는 것은 고승들의 사리나 유골을 모신 묘탑을 말합니다.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탑을 사리탑이라 한다면, 훌륭하신 스님이 열반하신 후
사리를 모시는 탑을 부도탑이라 합니다.
본래 오고감이 없거늘 뉘라서 사바세계를 다녀간다 말하랴. 태어나도 태어남이
아니요, 죽어도 죽음이 아닌데 한 인연이 이에서 만나 증표로 삼아서 역대 고승의
사리가 돌증에 맺혀 영겁을 울립니다."
스님을 말하고 "나무아미타불" 하고 중얼거렸다.
"그렇군요."
박실장은 대답하고 재차 물었다.
"스님중에 말씀하시는 것 중에서 "이뭣고"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것은 무슨 뜻입니까?"
"불교에서 깨달음에 이르기위해 선을 참구하는데 의제로 하는 것을 화두라 하고
화두는 천 칠백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부모미생전, 본래면목, 시심마라는 것이 있 습니다.
이뜻은 부모에게서 태어나기 전에 "나의 참 모습은 무엇인가?" 골똘히 참
구하면 본래면목, 즉, 참나를 깨달어 생사를 해탈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박실장은 스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있는데 스님 한 분이 와서는 말한다.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네, 손님이?"
박실장은 자기에게 손님이 왔다는 말에 어리둥절하여 묻는다.
돌아서서 보니 양부장이 다가오는 것이 보여서 얼른 다가가 인사를 하고는 맞았다.
"아니 부장님이 이곳에 웬일이십니까?"
박실장은 놀라서 묻는다.
"박실장 나도 머리 좀 식히려고 왔네."
"무슨 일이 있습니까?"
"응,"
박실장에게 강의를 하던 스님은 머리를 숙이고 합장을 하고는 "두분 말씀을 나누십시오." 하고는 자리를 피해주었다.
"자네가 대통령의 낙하산 인사에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네. 그래서 이야기를
나눌려고 이렇게 내려왔네."
"제가 이곳에 있는 줄은 어떻게 아셨습니까?"
"집에 전화를 하니 부인이 가르쳐 주더군. 대통령께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내리셨 는데 박실장이 맡아 주어야겠어."
"대통령이 프로젝트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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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희는 어제일을 생각이라도 한 듯이 얼굴을 붉어져서 고개를 숙이고 인사하였다
"응."
태호는 평소와 같이 대답하고는 설희의 표정을 한번 일별하고 열려있는 부회장실로 들어갔다.
설희는 늘 하던대로 따라 들어가 태호의 상의를 받아 들고 옷걸이에 걸었다.
그리고는 차를 준비하기 위해 뒤돌아 갔다.
태호는 설희의 뒷모습을 오늘도 보았다. 그리고 만족한 웃음을 흘리는 것을 설희는 알지 못했다.
자신이 계획한대로 되어갈 때 웃는 모습은 같았다.
쇼파에 앉아 태호는 기지게를 켜고는 몸을 쇼파에 푹 파묻고는 눈을 감고 어제의 일을 생각했다. 봉숭아 향기와도, 백합과도 아니 난에서 풍겨나오는 상큼한 입맞춤
의 여운을 하루가 지난 지금에도 생생하게 느낄 수가 있다는 것은 처음 이었고
자신이 그 향기를 오래토록 아니 평생 소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부풀고 흥분되었다.
어제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내내 오늘 아침이 걱정이 되었지만, 만약 설희가 출근을 하지 않으면 어떻하나 걱정되었지만 역시 사람은 남자나 여자나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 가장 빠른 동물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이제 법정에서 증언을 할 사람이 없는 것이고 강대통령이 아무리 힘을 실어 국민들을 선동한다고 하여도 오준호라는 사람이 그 기획서류를 작성했단는 증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기에 태호는 안심이 되었다.
화성그룹에 가서 이 사실을 알리고 형들에게 칭찬을 받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제는 우리가 하고 싶은 분야에 얼마던지 투자할 수가 있고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려달라고 정부 고위관리들을 쫒아다니며 허리를 굽힐 필요가 없을 것이고 오히려 그들이 우리에게 아부를 하게 될 것을 생각하니 통쾌함을 태호는 느꼈다.
앞으로 5년이면 수십조에 달하는 은행빚을 싹! 갚을 수가 있을 것이며 오히려 은행을 인수하거나 국내 기업에게 돈을 빌려줄 수가 있다고 생각하니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복도에서 구두소리가 들리더니 총무부장이 우편물을 가지고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부장님."
설희는 총무부장에게 인사를 하였다.
"응, 미스 박 요즘 더 이뻐지는 것 같아."
총무부장은 말하면서 등기소포를 설희에게 건네주면서 웃으며 말했다.
"회장님 클럽에서 우편물이 왔어. 회장님 출근 하셨어?"
"네, 지금 안에 계세요."
"출근하셨구나. 회장님께서 클럽에 가입 하셨었나? 무슨 클럽이지? 처음 보는데..."
"클럽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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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희도 뜻밖이라는 듯이 반문하였다.
"응, 수고해. 미스 박."
"네, 부장님."
총무부장이 돌아가자, 설희는 편지를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생각했다.
"처음 보는데...회장님이 언제 클럽에 가입하셨을까."
설희는 편지를 보고나서 가지고 부회장실로 들어갔다.
태호는 조간 신문을 보고 있었다.
"부회장님, 클럽에서 편지가 왔는데요?"
"클럽에서?"
태호는 의외라는 듯이 말하고 편지를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CLUB TAKE FIVE 라는 영문이 씌여있는 것을 보고 나서 말했다.
"어! 이제야 왔군."
시치미를 떼면서 태호는 말했다.
설희로부터 편지를 받아들고 신문을 접어두고 편지 윗부분을 찢었다.
설희는 자리로 돌아가고 조금 있다가 인터폰이 울리고 태호의 음성이 흘러나온다.
"영어사전 있니?."
"영어사전이요?"
"응."
"제가 보는 것 밖에는 없는데요. 사올까요?"
"아니, 그냥 가져와."
"알았습니다."
설희는 자신의 영어사전을 가져고 부회장실로 들어갔다.
태호는 영문으로 씌여진 편지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었다.
사전을 받아든 태호의 표정은 진지해서 설희는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설희는 수필집을 펴고 읽던 것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한참 후에 인터폰이 울리고는 태호의 음성이 흘러 나왔다.
"외출 해야겠다."
엊그제까지는 명령을 내렸는데 설희에게 사랑의 표시를 나누고 난 후 부터는 명령이 아닌 의견을 구하는 듯한 말투로 바꾸었다.
"알았습니다."
잠시 후 태호는 부회장실을 나서며 설희에게 말했다.
"오늘 늦으니 일찍 퇴근해."
문을 나서면서 말하고는 엘리베이터로 서둘러 다가간다. 설희는 인사를 하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설희는 수필집을 읽다가 라디오를 켜고 커피를 마시기 위해 일어나 원두커피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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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는 커피향이 음악과 함께 가득히 퍼졌다.
커피를 마시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설희는 시집을 읽었다.
국가 안전 기획부의 박 기준 실장은 육사 졸업후 1군 사령관 부관으로 있다가
사령관이 국방부로 옮겨가면서 박실장은 곧바로 안기부의 과장으로 근무하게
되었고 실장으로 있기까지 근 10여년이 넘게 안기부에서만 근무를 하였는데 최근
낙하산 인사로 인해 차장으로 승진이 좌절되자 병가를 신청하여 지리산 기슭에
있는 실상사로 내려와 있었다.
그는 매년 휴가를 얻어 이곳에 내려와서 무더위를 식히고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나라를 위하는 일인가를 집사람에게 이해를 시키기 위해서도 그랬고,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키기 위해 해마다 내려와서 머물기도 그리고 자신이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도 내려와서 스님과 대화를 통하여 나라를 위해 일하는 초지의 마음을 더욱 다지기 위해서도 이따금 내려와 하루 이틀을 쉬고 가곤 하였다.
지리산 백무동 기슭에 위치한 실상사는 사적 309호로 구산선문 최초사찰로서 신라 흥덕왕 3년에 흥척국사께서 현 위치에 실상산파를 개척하였고 풍수지리설에 의하여 우리나라 땅의 정기가 일본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도록 4천근의 약사여래불을 봉안하고 3층석탑을 세워 지맥을 누르게 하였다는 전설과 함께 보광전 법당에 있는 동종에는 일본열도가 새겨져 있었다.
타종시 동경을 강타하여 우리나라 국운을 융창하게 한다는 호국사찰이기에 박실장은 시간이 나면 이곳 실상사로 내려와 헤쳐나가야 할 문제의 해법을 찾을 때는 늘 이곳에 와서 머물고는 했던 것이다.
화엄사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화려하지 않고 신도와 관광객이 별로
없어서 조용하기가 그지없어 박실장은 책을 읽으면서 옛 스님들이 선견지명을 생각하며 지내고 있었다.
대웅전 앞에는 줄기가 8개나 되는 소나무가 푸르름을 자랑하며 있었고 박실장은 스님들이 공부하는 방에서 기거하고 있었다.
박실장은 점심공양을 드린 후 대웅전 앞에서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웅전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굳건히 자리잡고 앉아서 진리를 설하시는 궁전입니다. 회의와 절망, 아만과 질투, 끝없는 욕망에 모든 중생들에게 새벽이슬 감로의 가르침을 펴시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향기가 언제나 머물러 있는 따스한 공간이 있는
곳이 바로 대웅전이죠."
"부도라는 것은 뭡니까? 스님."
박실장은 평소에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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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라는 것은 고승들의 사리나 유골을 모신 묘탑을 말합니다.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탑을 사리탑이라 한다면, 훌륭하신 스님이 열반하신 후
사리를 모시는 탑을 부도탑이라 합니다.
본래 오고감이 없거늘 뉘라서 사바세계를 다녀간다 말하랴. 태어나도 태어남이
아니요, 죽어도 죽음이 아닌데 한 인연이 이에서 만나 증표로 삼아서 역대 고승의
사리가 돌증에 맺혀 영겁을 울립니다."
스님을 말하고 "나무아미타불" 하고 중얼거렸다.
"그렇군요."
박실장은 대답하고 재차 물었다.
"스님중에 말씀하시는 것 중에서 "이뭣고"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것은 무슨 뜻입니까?"
"불교에서 깨달음에 이르기위해 선을 참구하는데 의제로 하는 것을 화두라 하고
화두는 천 칠백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부모미생전, 본래면목, 시심마라는 것이 있 습니다.
이뜻은 부모에게서 태어나기 전에 "나의 참 모습은 무엇인가?" 골똘히 참
구하면 본래면목, 즉, 참나를 깨달어 생사를 해탈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박실장은 스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있는데 스님 한 분이 와서는 말한다.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네, 손님이?"
박실장은 자기에게 손님이 왔다는 말에 어리둥절하여 묻는다.
돌아서서 보니 양부장이 다가오는 것이 보여서 얼른 다가가 인사를 하고는 맞았다.
"아니 부장님이 이곳에 웬일이십니까?"
박실장은 놀라서 묻는다.
"박실장 나도 머리 좀 식히려고 왔네."
"무슨 일이 있습니까?"
"응,"
박실장에게 강의를 하던 스님은 머리를 숙이고 합장을 하고는 "두분 말씀을 나누십시오." 하고는 자리를 피해주었다.
"자네가 대통령의 낙하산 인사에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네. 그래서 이야기를
나눌려고 이렇게 내려왔네."
"제가 이곳에 있는 줄은 어떻게 아셨습니까?"
"집에 전화를 하니 부인이 가르쳐 주더군. 대통령께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내리셨 는데 박실장이 맡아 주어야겠어."
"대통령이 프로젝트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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