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형석 2005. 7. 4. 22:55
카운터로 간 준호는 그녀에게 10만원 수표를 내밀자, 그녀는 물었다.
"잔돈 없으세요?"
그녀는 상냥하게 물었다.
"미안해요. 하나도 없는데요."
"뒤에다 하나 써주세요."
그녀는 펜을 준호에게 내밀었다.
준호는 뒤에다 이서하고 건네주자, 그녀는 거스름 돈을 세어 준호에게 주었다.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그만 저도 모르게 골머리 아픈 일을 생각하느냐고
그러다가 어떤 해법을 찾아냈거든요."
준호는 말을 하고 싶어서 화제를 끄집어냈다.
"그러셨군요. 찾았어요?"
"네, 그래서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그만..."
그녀는 준호를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안녕히 가세요."
준호는 대충 세어보고는 지갑에 넣고는 물었다.
"실례지만 성씨가 어떻게 되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어머, 왜요?"
아가씨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조그많게 키득거리며 웃었다.
입을 가리던 손을 내리자 하얀 이가 수를 놓은 듯이 보였다.
"알고 싶어서요."
잠시 생각을 하던 그녀는 조그많게 말했다.
"미스 김이예요."
"정말 친절한 것 같아요."
"친절해야 하는 일이잖아요."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준호는 말끝을 흐렸다.
"이곳에는 자주 오시나요?"
준호를 바라보며 미스 김은 물었다.
"가끔은요. 또 올께요."
준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하고 문으로 갔다.
그녀도 인사를 받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튿날 준호는 독서실에서 한영사전과 영한사전을 놓고 하얀 백지에
한성그룹 부 회장에게 보낼 영문편지 초안을 쓰고 있었다.
'비너스를 부회장과 나만이 알 수 있는 암호를 뭘로 표현을 할까?
TV 광고에 여자의 속옷을 선전하는데 비너스를 브렌드로 나타내니까, 그래
부라자로하면 알아듣겠지. 당신의 와이프의 부라자와 속옷 하면 비너스를 떠
올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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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4 종류의 모델을 뭐라고 쓸까? 비너스, 아리아스, 아그리빠, 줄리앙,
이라는 것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어떻게 전달하지? -
준호는 중얼거리면서 펜을 들고 독서실 의자에 팔꿈치를 고이고 손을 턱에
대고 생각에 잠겼다.
- 모나리자의 미소가 A, B, C, D 형이라고 하면 알아차릴까? 모두 합해서 4 가지 아름다운 모델 즉, 당신의 자식들처럼, 당신의 부부가 만들어낸 예술적인작품,
풀빵부부? 그 양반이 풀빵이라면 알아들을까? 오히려 헷갈리지 않을까? 아마
풀빵을 보지도 또 먹어보지도 못했을꺼야. 그 양반 부모라면 모를까. 그양반
부모는 6.26전쟁도 겪어서 잘 알겠지만. -

준호는 초안이 잡혀지자, 영한사전을 펼치며 영작문하기 시작했다.

- Dear Take Five Club Member -
여지껏 모나리자의 미소가 3가지 스타일로 웃는 모습을 보았지만 그것은 아니다.
모나리자의 속옷과 부라자는 당신의 와이프 속옷과 부라자와 다를게 무엇이 있는가. 당신은 용감하고 씩씩하며,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아들 딸들을 4명을 낳아야 한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남들은 불가능일지는 몰라도 나에게는 가능한
비책이 있다.

가령, 당신의 사랑스런 딸이 양귀비처럼, 미인인데 단 한 군데 즉, 코가 아주
못생겨 딸기코처럼 생겨 태어났다면 당신은 성형수술을 시켜 미스코리아 못지않게 미인을 만들려고 할 것이다.
성형외과 의사는 당신 딸의 얼굴과도 흡사한 탈을 놓고 기구를 동원하여 코를 오똑하게 만들기위해 고심할 것이 아닌가.

그는 그 탈을 기계에서 나오면 복사기계 - 어떤 모형을 똑같이 만들기위해 제작된 기계 - 에 올려놓고 그 딸기코를 팔방미인 코로 만들기위해 실전수술을 할 것이다.
그리고 탈을 360도 회전하여 즉, 거꾸로 돌려 세워놓고는 코구멍을 만들 것인데,
바로 모나리자의 코와 똑같이 만들수가 있다.
기계구조상으로는 도저히 가능치 못하므로 기계에서 탈을 생산된 후에 다시 가공을 하는 것이며 그 후 뻬빠로 코의 곡선과 코구멍을 부드럽게 다듬고 난 후에 도금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모나리자처럼 우아한 코가 될 것이며 당신은 불면증에 걸릴 만큼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는가?
문제는 그 복사기계가 탈을 가공 - 깎는 작업을 말함 - 할 수 있게 소형을 특별히
제작하던가, 일본업체에게 의뢰를 해야할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의 보우하사 우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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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가 되지 않겠는가?
귀하의 자녀에게 행운을 빌며. . .

from TAKE FIVE

준호는 영문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이윽고 한참 동안 영한사전을 찾아서 영작문 작성을 마치고, 겉 봉투에다 받는사람에는, 한성그룹 부회장 장 태호라고 쓰고는, 보내는 사람에는, CLUB TAKE FIVE 라고 썼다.
그리고는 우체국으로 가면서 설희가 - 부회장님 클럽에서 우편물이 왔습니다.'하고
말했을 때 부회장이 엉거주춤하게 - 어! 그래?" 하고 대답하는 모습을 생각하자 준호는 또 한 번 미소를 띠었다.

- 아마 영한사전을 가져오라하면 설희도 의아하겠지.- 번역하느냐고 끙끙대는 부회장을 생각하자 준호는 웃음을 참지못하고 한바탕 크게 웃었다. 우체국에 도착하자,
한성그룹에 전화를 하여 주소를 알아낸다음, 등기로 부쳤다.
우체국 안에 두 군데에서 자신을 일거수 일투족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준호는
모르고 있었다. 감시하던 한 사람이 준호를 따라 나갔다.

준호가 우체국에서 나온 뒤 하숙집으로 가고 있을 때에 준호를 감시하던 두 군데
중 한 사람이 밖으로 나와 공중전화 박스로 가서 어느곳으로 인지 전화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는 다시 우체국으로 와서 책상에 앉아있는 국장에게 다가갔다.
"실례합니다만, 잠깐 좀 이야기를 할 수가 있을까요?"
뭔가 검토하던 국장은 정장차림의 신사를 올려다보고는 일어나서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저는 여기에 근무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말하면서 속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 보여주었다.
국장은 수첩을 보고는 벌떡 일어나 옆에있는 쇼파를 가리키며 말했다.
"않으시지요."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며 앉자마자 신사차림의 사람이 용건을 말한다.
"어떤 우편물을 확인해볼게 있어서 그러는데요."
"아, 그렇습니까? 말씀만 하십시요."
국장은 정중하게 말했다.
"조금 전에 오준호라는 사람이 등기로 어데론가 부쳤는데 그것을 가져가서
확인을 하고 다시 돌려드리겠습니다. 지금 곧 찾아주시겠습니까?"
"그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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