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山 行 後 記/노추산

노추산의 숨겨진 비경 그리고 동해바다와 통일전망대 2004,3,2

방형석 2005. 5. 22. 20:14

강원도 성산면 대기리에 있는 회장님의 캠프장에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하기 위해 서울 출발 시간을 2시로 했는데...
   그만 길이 뚫리지 않아 늦어지고, 또 길을 깜박하여 늦어졌다.
     우리는 회비를 걷어 슈퍼에서 2박 할 물품을 구입하고 정육점에서

       삼겹살을 3근을 샀다.

        우리는 조를 휴계소에서 짝을 맞추었고, 버너와 코펠이 있어

          나도 조장을 맡았는데..
           후라이 팬을 제주도에 놓고 와서 걱정이 되었다.

             노추산 기슭을 휘감으면서 흘러내리는 넓은 개울천에

               도착한 것은 늦은 저녁이었고,
                 우렁차게 흐르는 물소리는 버스에서 지쳐던 우리에게

                  신선함을 주었다. 

                    버스에서 해방된 우리는 길을 따라 약1킬로를 걸어 갔다.
                  어둠을 헤치면서...

                다리를 건너고 향나무님의 사륜구동에 배낭과 식량, 술을

             싣고 헤드라이트 불빛을 받으며 행군하는 우리는 마치 젊은

           날에 자연을 찾아 떠나는 MT 같았다. 

      차가운 공기를 마시면서 시원하게 흐르는 정선계곡에서 흘러내리는물소리는 세상 속에서 시름시름 고통을 받아 오던 우리에게 청량제였다.

  캠프장에 도착하자 1호차 아찌,곰돌이님,회장님과 함께 발동기를

    고치기 시작했다.
      조별로 식사를 하고 우리는 삼겹살을 냄비에 구워 먹었다.ㅎㅎㅎ
        잠시 후 형광등에 전기가 들어왔다.
          와아!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모닥불을 피워놓고 생음악을 들으며 나는 덕유산에서

               가져온 오미자 술을 꺼냈고
                 구절초님은 목삼겹을 꺼내 철망사 위에 얹어 숯불구이를

                 연출했다. 

               기름이 쫙 빠진 목삼겹은 진미였다. 아마 하야트나 신라

             호텔에서 먹는 맛도 이처럼 맛있지는 않으리라 여겨졌다. 

          맑고 차가운 공기는 밤을 새고 새벽을 맞는 우리에게 피곤함을

        걷어주었고, 모두가 혀를 낼름거리며 타오르는 모닥불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다.
 아마 자신도 모르게 정막과 나무타는 소리와 함께 모닥불을 보면서

 상념에 잠긴 것 같았다.

    이튿날 식사를 마친 우리는 산행을 나섰다.
      27명 중에서 16명이 모였고, 몇 사람은 나무와 정원 억새풀 베고,

       향나무님과 몇 사람은 차타고 외출했다고 했다. 

         약1km까지는 산길이 있었는데 그후로는 가파른 경사였다.
           신한국당 등산로 라는 한자 표시판이 쇠로 말뚝처럼
박혔는데,

            아마 김영삼 대표가 대통령 되기 전에 그러니까 1992년도가

              될성 싶었다.

                그때 수양하기 위해 정치를 하던 사람들이 다니고, 그 후

                  김영삼씨가 대통령 되고 나서부터는 산행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 11년의 세월은 길을 메꾸었고, 비바람, 그리고 눈이

                       쌓이고 또 녹고 긴 세월에 진달래들은 가지를 드리워

                       길을 막았던 것이다.

                    우리는 가지를 헤치며 능선에 올랐고, 청명한 날씨와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배낭에서 간식을 맛있게 먹으며

               아무도 없는 조용한 아주 조용한 평화의 정적을 우리 만이

            가졌던 것이다. 

         연휴에 설악산과 지리산을 인산인해를 이루었으리라.
       앞사람 등과 엉덩이를 보고 올랐을 것이며, 뒷머리를 보면서

    하산하고 또 계단을 오르고 내리기 위해 많은 시간을 대기하고

 있었을 것이 틀림없다.

노추산.
  해발 1322m 일반 등산로가 아닌 배후로 오르는 길을 천미터가 넘는

    산답게 우리에게 인내를 요구했다.
       몇번 오르고 내리고 하여 노추산 정상에 서니 삼면에는 준령과

         산맥들이 기세좋게 줄기차게 뻗어 있었다.
           맑은 하늘은 준령들의 끝을 볼 수 있게 하였으며, 한쪽 방향에

             해발 1520m 가리왕산이 막아 아쉬웠다.

               하지만 노추산 정상에서 본 조망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본

                 조망에 비해도 손색이 없었다. 그래서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노추산을 찾는 것이 아닐까.
                     하산을 하기 위해 우리는 왔던 길을 다시 걸었고 , 길이

                     없는 하산길을 헷갈리면서 가파른 경사길을 내려왔다.

                  몇몇 회원들은 낙엽이 허리까지 푹석! 빠지는 계곡으로

                내려와 기가막힌 웃음을 머금으며 하산하였고, 어둠이

             내릴 때 우리는 캠프장에 도착했다.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누군가 모닥불을 피웠다.
       다시 빙둘러 고구마를 은박지에 싸서 빨간 숯불 속으로 밀어

    넣고 꺼내니 맛있게 익어 있었다.

몇 회원들은 노래방 기계가 있는 응접실에 커텐을 쳐놓고 고래고래?

  뽕짝과 함께 신곡을 불러대고 있었고, 일부는 모닥불을 보면서

    주위의 어둠을 물리치며 타오르는 불에 매료되어 술을 마셨다.

      이튿날 식사를 마치고 정선에서 흘러내리는 성난 계곡과 개울로

        어우러진 물소리를 들으며 한줄로 행군하고 통일전망대로

          향했다. 

            금강산을 보면서...
              통일을 기다리며 북한에 있는 2,000m 넘는 산들을 생각했다.
                 해금강에 퍼져있는 작은 바위섬들을 보고, 끓임없이

                    밀어부치는 파도와 소리를 들으며 파란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잠시 상념에 젖었다.

                    아름다운 해변이었다.
                  하얀 파도와 끓임없이 들리는 시원한 파도소리는 자연은

               영원불변하다는 것을 새삼 가르쳐 주었다. 
            대진항에서 조별로 횟집에서 싱싱한 회를 먹고 매운탕도

         맛나게  술도 맛있게 식사를 하고 화진포에 도착하여 고 이승만

      대통령 별장을 보면서 역사의 사실성을 마음 속에 깨닫게 하였다.
   여행과 등산 그리고 오지를 찾아간 우리는 도시의 생활을 잊고

  모두가 하나가 된
2박3일의 추억의 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