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와 신지도에는...
체감온도는 영하 10가 넘었다. 거기에 바람까지...
올 겨울은 추위와 눈이 적을 것이며, 짧을 것이라고 했는데.
슈퍼컴퓨터도 게릴라성 기후는 예측을 못하고 있다.
서울에서 출발해 완도와 다리가 연결된 신지도까지는 5백킬로이다.
저녁 10쯤 텐트를 치고 술마시며 바다공기를 마시고 있는데 현지텃세의 감찰....!
어둠 속에 요란한 굉음일 일으키는 중에 나들이 객이? 있었다.
출발하기 전, 완도 선착장으로 가기 전, 텐트를 걷고 배시간에 맞춰 부지런히 짐을
정리해서 차에 싣고, 사색하는 뒷모습을... 나의 뒷모습은.... ?
11월 하순. 초겨울 추위가 엄습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오면서 눈,바람,비와 햇빛을 다 받은 축복의 날이었다.
서울에서 완도까지 497km. 아침 기온이 영하 7도였다.
완도에 도착하니 완도와 신지도 섬 사이에 다리 위 가로등은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신지도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4km 드넓은 고운 모래와 얕은 수면 초록빛바다이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 한 겨울 혹한이었다.
겨울 황량한 해수욕장은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이상이었다.
도착한 초겨울 백사장에서 텐트를 치니 바람이 불어와 모래가 음식으로 들어온다.
술과 저녁을 텐트등에 의지해서 마치고 백사장에 매트리스를 펼치고 침낭을 배낭에서 꺼내 펼쳤다.
츄리닝으로 갈아입고 침낭으로 들어가니 차가운 냉기가 싸늘하게 피부로 전해왔다
거위털 침낭은 용량이 많아 원정용이다. 하지만 나의 체온으로 따뜻하게 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어느새 침낭 속은 따스한 봄기운이 감돌자, 나는 잠이들었다. 눈을 뜨니 해가 이미
솟아 올라 명사십리 해수욕장에 가라앉은 어둠을 걷어냈다.
밖으로 나와 눈부신 아침태양을 보면서 끝없이 펼쳐진 조용히 밀려오는 아침의
바다를 맞았다.
이른 아침에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조깅했다. 비행기가 착륙해도 될 만큼 고운 모래와 밀려온 파도는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을 단단하게 다져놓고 가버린 드넓은 명사십리 백사장은 미장장의 작품 같았다.
완도와 신지도 사이에 다리가 놓여지게 되어 이제는 누구나 손쉽게 고운 모래로 4km 펼쳐진 백사장에서 몸을 담그로 펼쳐진 바다를 볼 수 있게 됐다.
숙취를 깨기 위해 쉬지않고 달리니 숨이 가빴다. 어제 퍼마신 소주는 생각만큼 빨리 해소되지않았다. 파도에 밀려와 백사장에 지붕을 내민 분홍색 조가비를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차로 돌아와서 대쉬보드 위에 올려놓으니 보기 좋았다.
문명의 이기(利機)에 자연을 불어넣은 것 같아 핸들을 잡을 때마다 추웠던 지난
11월 말 신지도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랐다.
게릴라성 기후로 늦가을 한반도 기온이 예기치 않았던 불어 닥친 초겨울 삭풍의
매서운 맛을 뼈속 깊이 느꼈던 시간이 그래도 즐거웠다.
신지도의 아침
텐트에서 밖으로 나오니 이미 해는 어둠을 가르고 떠올라 있었다.
텐트에서 과음한 것은, 강추위 때문 만은 아니리라.
몸 속으로 스며드는 고독은 나의 벗이었다.
차를 배에 싣기 위해 아침을 거르고, 제주로 가는 여객터미널에 차를 접수하고
나자마자, 배는 뿡~ 소리를 내며 거대한 몸집을 움직였다.
바다 위에는 언제나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섬이 있다.
눈이 부셨다. 섬의 벗은 풍우<風雨>와 흰눈,햇빛이다. 이 모든 것은 외로움이다.
섬은 고독의 상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