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 태백산 신년산행 2008,01,02
서초산악회는 초대회장이 김덕룡의원 이었다.
한나라당 서초지역구 국회위원으로 민주화 선두주자 김영삼 문민정부 최측근에서 보좌했던분이다.
매년 태백산 신년산행을 주도했던 산악회회원들과 함께 청량리에서 저녁열차에 합류했다
태백을 향하여 달리는 열차는 어둠을 헤치고 심야로 질주하고 있었다.
회원들과 마시며 나누는 인사와 술은 삶의 즐거움이었다.
무궁화호도 매우 좋아졌다.
5년 전에 열차로 새마을호로 왔었는데 당시 4시간 소요되었지만,
지금은 무궁화호가 4시간 30분 소요된 것이다.
태백가는 열차에서 차장 밖으로 눈으로 덮여 있는 도시와 시골 풍경이 그립다.
아쉽게도 1일에 목포와 전남 그리고 고창과 내변산 쪽으로 눈이 많이 내렸고
덕유산과 지리산이 통제되기도 했다.
마음 같아서는 지리산을 가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지만, 약속을 한 터라 지켜야했다.
태백에 도착하니 강추였다.
서울에도 낮 기온이 5도 이상인데 하물며 첩첩산중 태백은 바람이 심해 체감온도는 영하 13도 이상이었다.
식사로 불고기가 나왔다. 아마도 젖소고기이리라...
많은 회원이 토종음식 즉, 두부부침과 산나물 또는 황태해장국이 좋겠다고 했다.
어쨋든 고기가 질겨 회원은 중국산이 아니냐? 아니다. 젖소고기이다. 의견을 내놓았다.
숙소인 태백산 관리소 앞으로 버스로 이동하는데 밤이라서 그런가 한동안 가는 듯했다.
별을 볼 수가 있었다. 겨울 밤하늘에 초롱초롱 별들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별 보기가 어디 쉬울까나.
이튿날 식사를 하고 유일사로 이동해 산행을 시작했다.
태백산을 처음 온 것은 약 15~6년 전인 것 같았다. 그때는 주차장이 없었고, 도로에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코스가 짧아 서울에서 무박으로 밤 11시에 출발하면 새벽 2시면 도착했는데, 일출은 7시 30분 경이고,
일출 감상 고지까지 오르는데 2시간이 채 안걸렸다.
버스로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을 막고 라면을 끓여 소주와 곁들여 먹고 버스에서
5시까지 있다가 출발했었다.
도로 바로 앞에 다 쓰러져가는 움막집에서 유일하게 소주와 라면을 살 수가 있었는데...
오늘은 아침이라 매점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서 그런가 초가집은 번듯한 콘크리트 집으로 되었으며 그 주인 할머니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하긴 강산이 한 번 변하고도 반이 넘어갔으니 노인이 아직 살아있다고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우리가 새벽에 도착해서 잠자는 할머니를 깨우고 부시시 일어나셨던 할머니였으니까...
아들이 식료품 매점 代를 이었을까.
주목은 고사목이 되어서도 그魂은 太白山을 지키고 있다.
그후 나는 매년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인 주목께 인사드리기 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제시대에 주목을 헬기로 캐어 일본으로 실어갔기 때문에 주목나무가 멸종이 되었다고 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뿌리를 캐었기 때문에 산에는 폭탄이 떨어져 파인 것처럼 커다란 웅덩이가
곳곳에 있었다고 했다.
뿌리를 다듬어서 뒤집으면 기둥이 받침이 되고 뿌리는 커다란 테이블이 되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일본인 사무실이나 거실에는 일제시대에 가져간 주목의 뿌리로 테이블을 만들고 그 위에
유리를 얹어 있는 주목의 뿌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주목나무로 테이블을 만들면 벌레들이 근접하지 못한다고 한다.
주목나무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나무향기가 벌레 침입을 막는다고 했다.
일본사람은 머리가 좋기로 유명하다. 어찌 그냥 넘어가랴!
주목뿐 아니라 북한산 정기를 빼앗기 위해 백운대 정상에 쇠말뚝을 박았다.
정기를 빼앗고, 바다에 있는 섬마져도 정기를 끓기 위해 남해 거문도 부속섬 백도 섬까지
쇠말둑을 박아 한국의 국토를 황폐화시켰다.
열차를 타고 오면서 술을 마시던 서초동 공인중계사.
높은 산이라서 천제단 못미쳐에 눈이 쌓여있었다. 위안이 되었다.
서해안 전라도 지방으로 눈을 찾아 갔었으면... 하는 마음을...
회원들이 쌓인 하얀 눈을 오르고 있다. 며칠째 서울이 강추위였으니 백두대간 태백산은
눈이 .. 오염되지 않은 흰 눈은 축복을 내린 듯 했다.
강원도 전 지역이 눈이 내리지 않았기때문이다
눈 덮인 산을 오르면서 회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하다. 나는 혼자 오르기를 좋아한다.
온갖 지나온 <수만가지> 상념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한번 밖에 없는
삶의 귀중한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고 <미궁>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 보는
사색의 시간이기도 하다.
당신의 거대한 몸은 범상치 않습니다. 부디 재앙과 위험을 슬기롭게 피하시어 천년을 빛내 주소서 !
태백산이 영산인 것은 주목이 모여 있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일출을 본 선발팀은 찬란한 해를 보았다고 했다.
암흑의 세상에 서서히 동해바다 위를 솟아오르며 빛을 발하는 일출이 어둠을 물리치는 광경은
국민에게 감동을 주었다.
戊子年에는 축복이라도 내리려나. 건조한 영동지방에서 이처럼 풍성한 눈을 맞을 수 있다니...
천년을 살고 남을 듯한 기개가 느껴진다. 천년 후라면...
3,000년에는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일까.
거대한 맹수들 사이에 낀 한반도는...?
일본땅은 얼마나 가라앉았을까. 21세기 <렉서스>열풍은..
일본은 매년 눈에 보이지 않게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고 학자는 말했는데...
독도가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외교 로비를 하고 있는 이웃 일본은...한반도를 우호적으로만 교류를 계속했을까.
<백투더퓨쳐>를 타고 가보고 싶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 성장으로 원유가 앞으로 60년이면 고갈된다고 한다.
3,000년 시대로...
먹이가 없다. 눈이 나무가지를 덮고 있기 때문이다.
꽃씨와 열매를 먹고 사는 새는 겨울이 가장 혹독한 계절이다.
귤 껍질 위에 내려왔다. 귤껍질을 부리로 쪼아본다. 과자라도 가져올 것을 그랬다. 안녕!
고산준령 넘어로 동해바다가 보인다. 날씨가 얼마나 좋았던지 일출은 아마 찬란했을 것이다.
高山에서 일출은 쉽게 볼 수 없다.
인간世界에 이런 곳이 있었는가. 아 ! 대자연의 장엄함이여~ 영원함이여~
순백함이여! 雪國의 세계이다.
나무가지들의 합창. 사슴 뿔 같은 가지 위에 흰 눈이 감싸고 있다.
장대한 백두대간! 태백산맥 준령이 첩첩히 이어졌다.
뿌옇게 보이는 곳이 동해바다이고 파란 하늘 끝이 지평선 아닌가.
아~ 파란 하늘이여... 햇빛으로 눈을 감고 셔터를 눌렀다. 찰칵소리가 청아한 것으로 미루어 사진이
되리라 여겼는데...
마치 백년을 더 살아온 노인의 머리결을 보는 듯했다. 바람이 얼마나 세었으면 이처럼 나무가 휘날리며 巨木이 되었을까... 그 처연함이란...!
천년을 살아온 주목은 고사목이 되어서도... 魂이 되어 춤을 추고 있다.
혼이 백두대간 허리인 태백산을 지켜주는 듯...
천년 주목은 이루지 못했지마는 그래도 나는 잡목이 아닌 주목이다. 가지들이 기개가 나래를 펴는 듯하다.
천년 주목이 될 수 있을까요. 될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하지요.
군계일학 群鷄一鶴 한자가 맞는지...
나는 제일 먼저 일출을 보기 위해 태어났다오.
뿌리라고 다 같은 뿌리는 아닌 것이다.
당신의 위엄을 이어받을 2세는 왜 옆에 두지 않으셨습니까
아. 살아 천년이여~ 죽어서도 천년 주목이여...
후손은 어찌 안보이십니까.
주목은 일년에 몇 번이나 일출을 봤을까...
말해다오. 주목이여!
이처럼 맑은 날에 당신을 보오니...
당신이 태백산을 지키는 처연한 모습에 옷깃을 여밉니다.
가냘픈 가지는 고사목과 운명을 함께 하고 있구나...
당신에게 잎이 없으니...
하늘에서 내리는 눈으로 당신의 가지에 옷을 입힙니다.
받으시어 당신의 魂을 승화시키소서.
고사목은...
당신이여~ 감사합니다.
내게 이처럼 은총을 내리시어 천사의 옷을 입혀주시니...
고사목이 되었지만...
그래도 나는 군계일학 群鷄一鶴
太白山 정상에서 사진을 부탁했는데...
서초구 김덕룡 국회의원과 회원이 함께 했다.
회원들은 당골로 바로 하산하고, 나는 문수봉을 향해서 나아갔다. 저멀리 문수봉이 보이고, 문수봉을 향해 주목은 바라보고 있다.
어린 주목은 창공을 비행하기 위해 있는 듯하다.
눈덮인 능선을 거센 바람을 맞으며 장쾌하게 걷는 즐거움이란 얼마나 좋은지.. 천제단 사진은 다음에 ... 눈이 없었을 것으로 여겼던 터라 그만 깜박!
천제단에서 문수봉까지는 3km. 대자연의 장엄함이여...
위대함이여...
군계일학 < 群鷄一鶴 >
문수봉과 동해를 바라보고 있는 빼어난 한마리 鶴 이 외롭게 있는 듯...
동장군은 매년 찾아와 이처럼 자신 만이 신으로부터 받은 능력으로 창조물을 만들고 간다 !
흰눈으로 하얗게 감싸고 있는 주목~ 파란 창공을 마주하고 있는 주목이여... 천년을 장수하소서.
우리는 천년해로 맹세한 주목 부부입니다.
나는 태백산 수호신.
누가 나의 위엄에 엎드리지 않겠는가.
문수봉에 오르니 거센바람이 몰아친다.
겨울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누가 이렇게 탑을 쌓아놨을까.
통일을 기원하는 걸까.
태백의 魂을 기리는 것일까.
탑은 소원을 빌기 위해 쌓는다.
백두대간 허리에 속하는 태백산이여 영원하소서!
자~ 모두들 나처럼 마음의 문을 열고 진리를 받아들이시오.
나는 천년을 이렇게 살았소.
2008년 무자년에 태백산 가르침을 깨우칩시다.
동장군의 마법사